올해 67세인 A 씨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노년층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소득이 없는 그는 폐지 수집을 하며 기초생활보장 수급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도움을 청해도 달려와 줄 자녀가 없어 몸이 아파 거동을 하기 어려운 날에도 혼자 병원까지 가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들다. 주변에도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가 된 노인들이 있지만 A 씨처럼 사고무친인 경우는 드물다.
급격한 인구 노령화로 노인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A 씨처럼 미혼인 고령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가 된 1인 가구와 비교하면 비중은 크지 않지만 증가율에서는 앞서 있는 것이 65세 이상 미혼 1인 가구의 특징. 우리 사회복지 정책이 가족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어 사회관계망이 취약한 미혼 노인은 복지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다.
25년 후 65세 이상
504%나 크게 늘어나
여성이 1.7배
사회적 고립 위험
10일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를 보면 혼자 사는 65세 이상 노인 중 미혼자는 2010년 1만 6천746명에서 2035년 10만 1천243명으로 급증한다. 이 기간의 증가율은 504% 수준이다. 미혼 독거노인 중 남성은 2010년 6천259명에서 2035년 3만 7천623명으로 늘어난다. 여성은 같은 기간에 1만 487명에서 6만 3천620명으로 급증한다. 미혼 독거여성이 남성보다 약 1.7배나 많아진다.
전체 65세 이상 1인 가구주가 2010년 105만 5천650명에서 2035년 342만 9천621명으로 224% 늘어나는 것과 비교하면 미혼 독거노인 증가율은 갑절에 이른다.
2035년에 65세 이상 1인 가구주(342만 9천621명) 가운데 배우자가 있는 사람은 47만 874명, 사별은 253만 2천368명, 이혼은 32만 5천136명으로 추산된다. 미혼 비중은 2.9%이지만 2010년 대비 증가율은 가장 높다.
미혼 노인이 많이 늘어나는 것은 저출산·고령화로 노인 인구 자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결혼 기피 문화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40세 이상 미혼 인구는 1985년 4만 3천647명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88만 5천 명으로 스무 배가량 늘었다. 40세 이상 미혼 인구가 급증하면서 미혼 독거노인도 큰 폭으로 늘 수밖에 없다.
미혼 독거노인 급증은 가뜩이나 노인복지가 취약한 상황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노후소득보장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적 유대감이 취약한 미혼 독거노인이 사회복지의 사각지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 정경희 선임연구위원은 혼자 사는 노인 중 자녀가 있는 사람은 아프거나 어려움이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미혼 독거노인은 경제적인 면은 물론 정서적 측면에서도 불안정해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출처]부산닷컴